EU가 오는 16일부터 ‘생산자 책임 확대 제도(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EPR)’를 본격 시행한다. 이 법안은 섬유·의류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소비 이후 발생하는 폐섬유의 수거와 분류, 재활용 비용까지 부담하도록 의무화한 조치로, 유럽 섬유패션산업의 순환경제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핵심 정책으로 평가된다.
EU 소속국들은 저마다 국가 차원의 섬유재활용 계획을 가동하고 있다. 영국 패션·섬유협회(UKFT)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국가 섬유 재활용 인프라 계획(National Textile Recycling Infrastructure Plan)’을 내놓았다. 이 계획은 향후 10년을 내다보며 영국 전역에 걸친 수거·선별·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핵심 과제는 인프라 투자 확대, 재활용 기술 전문 인력 양성, 섬유 대 섬유(fibre to fibre) 재활용 기술 혁신, 자동 분류 및 물류 시스템 고도화 등이다.
독일에서는 섬유·의류·신발 업계 단체들이 공동으로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특히 천연섬유와 합성섬유를 구분해 처리해야 하는 기술적 문제를 우선 과제로 꼽았다. 두 섬유는 재활용 공정과 비용 구조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독일 소매업협회(HDE)와 섬유의류산업연합회(BTE)는 업계 전반의 데이터 기반 수거·처리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미 2008년부터 ‘리패션(Refashion)’이라는 폐의류 관리 기관을 운영하며, 유럽 내에서 가장 앞서 EPR 시스템을 실험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저가 의류 수입 증가로 수거 인프라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일부 재활용 기업들이 채산성 악화로 문을 닫는 등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리패션의 조직적 재편을 검토 중이다. 환경부는 “수거 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행정개혁이 불가피하다”며, 올해 말까지 국가행정위원회를 통해 제도 개선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프랑스는 2026년부터 폐섬유 톤당 보조금을 156유로에서 228유로로 인상하기로 했다.
유럽 패션업계는 이번 제도를 단순한 규제라기보다 산업 체질 개선의 계기로 보고 있다. 브랜드들은 제품 기획 단계부터 재활용을 고려한 디자인, 소재 단순화, 혼방섬유 최소화를 추진 중이며, 섬유 대 섬유 재활용, 화학적 분해, 바이오 기반 재생섬유 개발 등 기술 혁신 경쟁도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각국의 대응 수준을 모니터링하며, 향후 전자제품·신발 등으로 EPR 확대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 패션업계에도 ‘경고등’ 등이 켜졌다. EU 시장을 주요 수출지로 두고 있는 한국 패션·섬유 기업들 역시 EPR 규정에 따라 폐섬유 처리비용을 분담하거나, 재활용 인증체계에 참여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한국 업계도 전과정평가(LCA) 기반 설계, 섬유 재활용 기술, 순환 공급망 구축 등 대응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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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생산자책임확대’ 드디어 시행…규제 아닌 기회될까
EU국가들, 섬유패션산업 순환경제 전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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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26.04.01 (수)
최종 수정 2026.04.07 (화)
최종 수정 2026.04.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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